

유럽차를 보면 소형이든 중형이든 검정색 보디 몰딩을 두른 차들이 많다. 아무래도 도로 폭이 좁고 차가 많다보니 주차를 할 때 살짝 긁고나가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교통문화 때문이다. 우리도 복잡한 시내에 가면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이 서로 맞닿아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살짝 긁히기만 해도 민감한 우리 운전문화에는 어쩌면 차체를 보호하는 몰딩이 유럽보다 더 필요한건 아닐까?
최근 국산 해치백모델을 보면 유럽형 스타일처럼 검정색 몰딩을 두르고 나와 실용성과 동시에 하나의 유행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일반용품점에 몰딩을 사러 가보면 대개 크롬장식으로 화려하거나 심하게 두꺼운 제품들이 많았다. 기능성은 있겠지만 이왕 다는 몰딩이면 좀더 세련되고 깔끔한 것이 낫지 않을까? 요즘 깔끔한 순정 스타일의 몰딩 제품이 등장해 해치백이나 소형차를 타는 오너라면 손쉽게 유럽형 스타일로 변신을 꾀할 수 있다.
줄자의 인치 부분으로 재면 보기 편해
DIY에 도전할 제품은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보디에 붙일 수 있는 것으로 인터넷 자동차 쇼핑몰에서 1m에 7천500원씩 4m를, 마감재는 10개(한 개에 500원)를 샀다. 대상차종은 GM대우 라노스 로미오로 이번 DIY와 잘 어울리는 해치백이다.
작업을 위해 양면테이프, 가위 그리고 줄자를 준비한다. 먼저 앞 범퍼부터 줄자를 이용해 길이를 잰다. 줄자의 ‘0’눈금 뒤에 양면테이프를 붙이고 범퍼의 길이를 재면 줄자가 움직이지 않아 작업이 편하다. 특히 숫자가 굵게 표시된 인치 부분으로 재면 보기가 쉽다. 오너마다 몰딩의 길이는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여기서는 27인치(약 67.5cm)로 맞춰 몰딩을 오린다. 이 정도면 범퍼 앞에서 옆까지 여유 있게 두를 수 있다. 붙일 곳을 정하고 물이나 세정제를 살짝 뿌려 깨끗이 닦아낸다. 유성 광택제 등으로 닦아내면 기름기가 남아 끈끈이가 잘 붙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붙이는 기준은 보네트 끝이 앞 범퍼와 닿는 선을 중심으로 한다. 기울어지거나 휘어 보이면 다시 뗐다 손으로 눌러가면서 붙인다. 몰딩을 다 붙였으면 마감재로 마무리를 한다. 삼각형 모양과 직사각형 모양의 마감재를 몰딩의 끝부분에 붙여주면 순정으로 달고 나온 것처럼 자연스럽다.
다음은 뒤 범퍼 몰딩이다. 라노스의 뒤범퍼는 번호판이 달려있지 않아 한 번에 두루는 방법도 있고 앞 범퍼처럼 따로 붙일 수도 있다. 먼저 줄자를 이용해서 뒤범퍼의 길이를 잰다. 줄자의 길이가 짧아 두 번에 잰 결과는 약 74인치. 펜으로 붙일 부분을 살짝 표시한 후 범퍼의 길이에 맞춰 몰딩을 자른다.이번에는 한 번에 길게 붙이므로 몰딩의 위치와 기울어짐 등에 주의해야 한다. 먼저 펜으로 표시한 위치에 맞춰 살짝 붙인 다음 멀리 떨어져서 어색하지 않은지 확인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살짝 뗐다가 다시 손으로 꾹꾹 눌러가면서 부분적으로 붙여나간다. 마무리는 삼각형 모양의 마감재로 몰딩이 끝나는 좌, 우 옆 부분에 붙인다.
도어 몰딩은 문을 반쯤 열고 붙여야
이제 도어 몰딩을 붙일 차례. 로미오는 3도어로 앞 펜더와 도어, 그리고 뒤 펜더에 몰딩을 붙인다. 먼저 차체에 줄자를 붙이고 옆 길이를 펜으로 표시한다. 마감재 위치까지 생각한 결과는 앞 펜더 7인치, 도어 48인치, 그리고 뒤 펜더 17인치다. 각각의 길이에 맞춰 몰딩을 오린 후 차체 사이드에 보이는 라인을 따라 앞 펜더부터 붙인다. 휠 하우스로부터 약 2cm 떨어진 부분을 시작으로 붙여나가고 마무리는 직사각형 마감재를 쓴다. 도어 몰딩은 문을 열고 닫을 때 몰딩이 펜더 안쪽으로 끼게 되면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도어 끝에 여분을 둔 다음 도어를 반쯤 열고 작업을 한다. 재단한 몰딩을 사이드라인을 따라 앞 펜더 몰딩과 나란하게 붙인다. 도어 몰딩은 마감재를 쓰지 않으므로 몰딩의 양끝을 칼로 다듬어주면 깔끔한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 작업이 끝나면 문이 잘 열리고 닫히는지 확인한다. 뒤 펜더 몰딩도 도어 몰딩과 어긋나지 않는 방향으로 붙이고 삼각형 마감재로 마무리하면 몰딩 붙이기 DIY는 완성이다.
밋밋했던 로미오가 갑옷을 입은 듯 무게 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작업 시간은 25분 정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치수를 재고 몰딩을 자르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보디 컬러가 흰색이라 차를 세워두거나 주차를 할 때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이번 DIY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특히 순정으로 달고 나온 것처럼 자연스러운 멋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몰딩 값이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요즘은 이런 스타일의 몰딩을 달고 나오는 것이 트렌드. 기능도 살리고 유행도 따르는 오너라면 유럽형 몰딩 DIY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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