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는 전조등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전구가 쓰인다. 전구는 운전자의 의사를 전달하고 진행방향을 비춰주며 차의 존재를 알리는 중요한 부품이다. 제대로 켜지는지 살펴보고 수명이 다 되었다면 새것으로 교환한다. 퓨즈가 끊어졌다면 같이 바꾼다. 차가 오래되어 전조등 커버가 낡았다면 전구를 바꿔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전조등 세트를 바꾸어야 효과가 있다
어두운 밤에 전조등이 켜지지 않는다면 낭패가 이만저만 아니다. 등이 하나만 들어온다면 모터사이클처럼 보이기도 하고 번호판을 비추는 전구가 꺼져있으면 뺑소니 사고가 났을 때도 식별이 어렵다. 제동등이 켜지지 않는다면 뒤따르는 차가 추돌할 위험마저 있다. 이처럼 하찮게 보이는 전구 하나도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차에는 앞을 밝혀주는 전조등과 진행방향을 알리는 깜박이, 차의 크기를 표시하는 차폭등과 실내를 밝혀주는 실내등이 있다. 그밖에 안개등, 계기판 조명이 있어 각각 운전자의 뜻을 전달하고 정보를 주는 기능을 한다. 가장 중요한 전조등부터 점검을 시작해보고 수명이 다했거나 이상이 있다면 바꾸도록 하자.
각종 전구 점검하고 고장난 것은 교체해야
오래된 전조등은 세트째 바꾸어야 제 역할
전조등을 비롯한 각종 램프를 점검할 때는 두 명이 필요하다. 전조등과 깜박이의 이상은 쉽게 알 수 있지만 후진등과 제동등의 상태를 혼자서 살펴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혼자서 모든 점검을 해야 한다면 브레이크 페달을 눌러 고정시킬 수 있는 긴 막대를 준비한다.
점검은 날이 어슴푸레해지는 저녁 무렵이 적당하다. 먼저 비상등을 켜고 깜박이가 제대로 켜지는지 본다. 방향지시등이 유난히 빨리 깜박거린다면 그쪽 방향 전구가 나간 경우다. 다음으로 차폭등과 전조등을 켜 이상을 확인하자. 보통 방향지시등과 차폭등은 전구 하나로 겸할 때가 많아 전극이 두 개 있는 더블전구를 쓴다.
전조등은 위를 비추는 상향등과 평소에 많이 쓰는 하향등 모두 점검한다. 보통 자주 사용한 하향등이 끊어져있을 때가 많다. 제동등은 기다란 막대를 써서 점검하자. 기어를 중립에 놓고 주차 브레이크를 확실히 건 다음, 막대를 페달과 운전석 등받이에 걸치고 양쪽 전구 모두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한다.
이 과정까지는 배터리 방전을 막기 위해 시동을 걸고 점검하고, 후진등을 볼 때는 시동을 끄도록 한다. 이그니션 키를 전원 공급단계까지만 돌리고 후진기어를 넣으면 후진등이 켜지는지 켜지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실내등과 트렁크등의 이상은 쉽게 알 수 있다. 실내등과 트렁크등은 문의 열림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문의 닫힘을 체크하는 센서에 따라 불이 켜지는 방식이다. 센서의 접점과 고무상태를 확인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점검이 끝났다면 전구를 바꿀 차례다. 스위치를 켰는데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전구의 수명이 다되어 필라멘트가 끊어졌거나 과부하가 걸려 퓨즈가 못쓰게 된 상태, 배터리가 약하거나 배선이 잘못된 경우다. 먼저 엔진룸과 운전석에 들어있는 퓨즈 박스를 찾아 점검한다. 배치도를 보고 부품에 해당하는 퓨즈를 뽑아내 단선을 살펴본다. 끊어졌다면 박스 안에 있는 용량이 같은 비상용 퓨즈로 바꿔준다. 퓨즈는 급한 상황을 대비해 몇 개쯤은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
전구에 문제가 생겼다면 바꿔주기만 하면 된다. 전조등은 커버 뒤에 연결된 커넥터를 분리한 다음 전구를 빼낸다. 보통 방수를 위해 안쪽을 커버로 씌워놓는데 왼쪽으로 돌리면 빠지게 되어있다. 전구를 빼낼 때 무리하게 전선을 잡아채면 커넥터가 빠지거나 피복이 상할 위험이 있다. 바꿀 때는 전극과 유리 부분을 깨끗이 닦고 끼우도록 하자. 요즘에는 유리표면을 금속이나 크리스털로 코팅해 변색되지 않는 제품도 나와있다. 커넥터를 연결할 때는 접점 부위를 잘 살펴 녹이 슬었다면 제거한다. 녹을 긁어내고 스프레이형 방청제를 뿌리면 된다.
모든 작업은 전기가 통하지 않을 때 해야한다. 전조등에 쓰이는 할로겐 램프는 필라멘트가 들어있는 방식이다. 고급차에 많이 쓰이는 HID 헤드램프는 크세논(xenon) 가스방전으로 빛을 내 수명이 길고 열이 나지 않는다. 보통 할로겐 방식의 5배 이상 오래 쓸 수 있다.
방향지시등은 전극이 하나인 싱글형과 두 개인 더블형이 있다. 차폭등과 깜박이를 같이 쓰는 방식은 보통 더블형을 쓴다. 전구 밑바닥에 튀어나온 전극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구에 쓰여있는 용량을 살펴 똑같은 전구로 바꾼다. 메이커 순정부품 판매소에 가면 차종에 맞는 전구세트를 구할 수 있다. 하나쯤 갖추어 트렁크에 넣어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트렁크를 열면 제동등과 후진등을 감싸는 커버가 보인다. 커버를 열어 전구에 연결된 배선뭉치를 꺼내 바꿔준다. SUV는 램프커버에 있는 볼트를 풀어 떼어내는 방식도 있으므로 자기 차의 교환방식을 알아두도록 하자. 후진등은 대부분 싱글형 전구다. 마찬가지로 전구를 교환하면서 접점과 커넥터 부분을 청소한다.
실내등과 도어커티시 램프는 보통 길쭉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일단 드라이버를 써서 커버를 벗겨내고 전구를 빼낸다. 전구의 양쪽을 잡고 있는 고정쇠를 벌리면 쉽게 빠진다.
안개등은 헤드램프를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날씨가 나쁠 때 존재 위치를 알려주고 헤드램프가 비추지 못하는 각도와 방향으로 빛을 보내준다. 전조등과 마찬가지로 점검한다.
차가 오래되었다면 전조등 밝기가 어두워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을 점검해 이상이 없다면 전조등 커버가 문제다. 유리로 된 커버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지만 플라스틱이나 투명 아크릴수지로 만들어진 커버는 변성된다. 전구에서 나오는 열로 색상이 변하고 비바람에 노출된 표면이 상하기 때문. 출고된 지 10년이 넘었다면 아무리 꼼꼼하게 닦아도 소용없다. 전조등을 통째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값은 차종에 따라 다르다. 정비에 쓰인 기아 세피아의 전조등 세트는 개당 3만6천 원이다. 헤드램프도 같이 들어있다. 선명한 빛 덕분에 밤길 운전이 편해질 것이다. 적은 돈을 들여 새차 때의 기분을 낼 수 있다.
보네트를 열어 결합 상태를 살핀다. 보통 전조등은 볼트를 써서 보디에 붙이는 방식을 쓴다. 전구에 연결된 커넥터를 뽑고 라디에이터 커버를 벗겨낸다. 네 귀퉁이에 있는 볼트를 하나씩 풀어낸다. 볼트를 다 풀면 헤드램프 전체가 떨어진다. 혹시 모르니 버리지 말고 보관해두고, 헤드램프는 비상용으로 갖고 다니자. 조립은 분해의 반대로 진행하면 된다. 조립이 끝나면 조사각을 점검한다. 벽에 라이트를 비춰 너무 높거나 낮지는 않은지 살핀다. 램프 위쪽에 있는 작은 볼트를 돌려 조절하면 된다.
전구를 바꿀 때는 규격과 용량을 잘 살펴야 한다. 발전기 용량에 따라 전류가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순정품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나친 열이 발생해 배선부위에 무리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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