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의 기본 기능은 달리고 서고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세 가지 중 한가지 기능만 빠져도 제 구실을 못한다.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은 차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중요한 부품으로, 보통 ‘핸들’이라고 부른다.
요즘 나오는 차는 대부분 파워 스티어링이 달렸다. 파워 스티어링은 핸들을 돌릴 때 엔진 힘을 이용해 힘이 덜 들게 해준다. 이때 핸들을 돌리는 힘을 공급해 주는 것이 파워 펌프다. 실린더 블록에 붙어 있는 파워 펌프는 벨트에 의해 돌아간다. 따라서 파워 스티어링은 엔진이 돌아갈 때 벨트에 의해 파워 펌프가 회전하면서 일어난 오일압력으로 작동한다.
파워 스티어링 오일량 점검이 중요
핸들 떨리면 휠 얼라인먼트 잡아야
주행 중 갑자기 파워 스티어링이 무거워지면 운전감각을 잃기 쉽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막으려면 평소 파워 스티어링 오일량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파워 스티어링 오일은 엔진룸에서 조수석 쪽에 자리한 둥근 원통이다. 크기는 차마다 약간 다르다. 비슷한 모양의 브레이크 오일통은 운전석 앞쪽에 있어 손쉽게 구별할 수 있다. 오일통 뚜껑에 파워 스티어링 오일인지 브레이크 오일인지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오일이 ‘MAX’와‘MIN’사이에 있으면 정상이다. 뚜껑을 열고 오일에 기포가 생겼는지도 살펴본다. 오일에 공기나 습기가 섞여도 기능이 떨어진다.
파워 스티어링 오일은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오일과 달리 마찰과 온도변화가 적어 교환시기가 따로 없다. 자기도 모르게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면 십중팔구 오일이 줄어든 것이다. 오일이 부족하면 유압이 떨어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파워 스티어링 오일이 부족하면 “삑∼” 또는 “그응∼”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난다. 대개 오일이 부족해 파워 펌프 속의 로터가 공회전하면서 내는 소리다. 달릴 때는 소리가 작지만 주차하면서 스티어링 휠을 크게 돌릴 때 소리가 커진다. 이때는 오일을 보충한 후 새는 부분을 찾아서 막는 것이 중요하다. 증발하거나 끓어 넘칠 수 있는 냉각수와는 달리 파워 스티어링 오일은 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줄어들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일이 새거나 파워 펌프가 고장나는 것은 잘못된 운전 습관이 원인인 때가 많다. 파워 스티어링 휠을 한쪽으로 완전히 꺾으면 파워 실린더로 들어가는 오일량이 늘어나고 유압을 만드는 파워 펌프에 무리가 간다. 또 오일호스의 압력이 커져 연결부에서 오일이 샌다. 먼저 시동을 걸기 전 파워 스티어링 오일을 충분히 보충한다. 오일통에 오일이 가득 차더라도 시동이 걸리면 조향장치 내로 흘러 들어가 모자랄 수 있다. 오일을 충분히 채우려면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끝까지 틀면서 모자라지 않도록 정상치까지 붓는 것이 요령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바퀴쪽에서 “끄윽” 하는 소리가 반복해서 들리면 등속 조인트를 의심해봐야 한다. 트랜스미션과 바퀴를 연결하는 등속 조인트는 바퀴가 위 아래로 진동할 때도 동력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유니버설 조인트로 연결되어 있고 고무덮개가 씌워져 있다. 이 덮개가 찢어져 유니버설 조인트가 매끄럽게 돌도록 해주는 그리스가 새면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타이어 휠 안쪽이나 등속 조인트에 그리스가 묻었다면 고무덮개가 찢어진 것이므로 교환한다.
휠 밸런스나 얼라인먼트가 틀어져 타이어가 한쪽만 닳았을 때는 스티어링 휠이 떨린다. 시속 50∼60km에서 떨리기 시작하고 시속 80∼100km에서 가장 심해진다. 고속으로 달릴 때 스티어링 휠이 너무 가볍게 느껴져도 휠 얼라인먼트를 점검해야 한다. 이때는 타이어의 공기압, 토, 캠버 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비용은 3만∼4만 원 정도이다.
토는 차를 위에서 보았을 때 좌우바퀴의 앞부분과 뒷부분 사이를 측정한 거리다. 차의 진행방향과 관계가 깊고, 타이어 앞쪽이 뒤보다 3∼6mm 정도 안쪽으로 향해야 정상이다. 앞바퀴는 달릴 때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특성이 있어 바퀴를 똑바로 다는 것보다 안쪽으로 모아야 직진성이 좋다.
캐스터는 앞바퀴의 직진성과 스티어링 휠의 복원력에 영향을 준다. 옆에서 보았을 때 수직선과 조향축이 이루는 캐스터각이 너무 크면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반대면 스티어링 휠이 떨리면서 지나치게 가벼워진다.
캠버는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하는 방향조절각을 뜻한다.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바퀴의 위쪽이 바깥으로 벌어져 있다. 캠버각에 이상이 생기면 타이어가 편마모되고 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휠 베어링이 빨리 닳는다.
전기적인 과부하가 걸려도 스티어링 휠이 약간 떨린다. 에어컨이나 라이트를 켰을 때 rpm이 떨어지면서 엔진에 진동이 생긴다. 이것은 엔진의 진동이 스티어링 샤프트에 전해져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운전에 방해된다. 또 공회전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rpm 바늘이 춤추듯 위아래로 움직이면 바이패스(드로틀 보디와 밸브 사이 작은 구멍)가 카본으로 막힌 것이다. 이때는 카본을 헝겊으로 깨끗이 닦아낸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스티어링 휠이 쏠리면서 차체가 한쪽으로 기운다면 앞바퀴의 타이어 공기압이 맞는지 확인한다. 양쪽 바퀴의 공기압이 똑같다면 토각이나 캠버각이 바르게 되어 있는지 점검한다. 휠 얼라인먼트에도 뚜렷한 문제가 없다면 차체가 돌아간 방향의 반대쪽 브레이크 패드가 심하게 닳았는지 체크한다. 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이 3가지가 주요 원인이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