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차 관리 요령 습기로부터 내 차를 지킨다 자동차 관리법

장마철에는 갖가지 전기배선과 커넥터, 벨트, 타이어 등의 상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배터리 단자가 습기에 노출되면 하얀색 가루가 생기고 자연방전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리스를 발라 깨끗하게 한다. 침수된 차는 시동을 걸면 주요 전기부품이 파손되는 것은 물론, 실린더 안에 들어간 물로 인해 엔진이 깨질 수도 있으니 가까운 정비공장으로 옮겨 수리를 받도록 한다.
최근 자동차에는 복잡한 전자장치가 많이 쓰여 일반 오너가 이상을 진단하기란 어렵지만, 배터리 등 몇 가지 부품은 누구나 쉽게 점검할 수 있다

앞유리는 세제로 깨끗이 닦고 와이퍼 상태도 점검해둔다

침수차는 시동을 걸지 말고 가까운 정비공장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6월 말∼7월 중순까지 북태평양과 오오츠크해에서 몰려온 2개의 고기압 세력들이 부딪치며 전국에 장마비가 내린다. 자동차의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모든 기계장치가 그러하듯 자동차도 물에 약하다. 차의 엔진룸에는 물기나 습기에 약한 전기장치가 많이 들어있다.

최근 나오는 자동차는 엔진에 직접 물을 뿌려도 별다른 이상이 없게 설계되어 있다. 또 대부분의 주요부품은 복잡한 배선과 회로로 구성되어 일반 운전자가 점검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 차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평소에 눈에 보이는 몇 군데만 미리 살펴두면 장대비속에 차가 고장나 발을 동동 구르는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지나친 습기로 배터리 방전될 수 있어
다 닳은 타이어는 미리 교환해두어야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곳은 배터리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가 배터리의 성능을 떨어뜨리지만 장마철에는 끈적이는 습기가 배터리를 괴롭힌다. 엔진룸에 습기가 있으면 녹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배터리 단자에 하얀색 가루가 생긴다. 배터리 단자에 그리스를 발라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면 습기에 의한 자연방전을 줄일 수 있다.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는 점화장치와 연결되어 엔진을 움직이고 시동모터와 램프류, 에어컨, 파워 윈도 등 많은 부분으로 전해진다. 습기는 배선의 접합부분에 녹을 만들어 과부하를 걸리게 한다. 퓨즈나 릴레이가 자주 끊어진다면 전체적인 배선상태를 꼭 점검해야 한다.

갖가지 전기장치에 연결되어 있는 전선의 피복이 벗겨졌다면 절연 테이프로 감아 물이 닿지 않게 한다. 배선과 전기장치가 만나는 커넥터도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지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확인한다.

기계식 배전기가 달린 오래된 차는 장마철에 앞서 더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배전기는 습기에 민감한 부분으로 물이 고여있는 도로를 지나다 물이 튀어 들어가지 않도록 결합부가 제대로 잠겨져 있는지 정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점화계통은 오너가 스스로 정비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플러그 배선과 고압 케이블을 분리하고 스파크 플러그를 빼서 상태를 살피는 정도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 백금으로 전극을 만든 스파크 플러그는 교환주기가 10만km에 이르므로 자주 점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장마철에 앞서 꼭 점검해보고 전극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면 미리 교환한다. 플러그 배선은 길이가 각각 다르므로 분리하기 전에 결합된 방법을 기억해두었다가 순서에 맞춰 그대로 조립한다.

발전기와 에어컨 컴프레서를 구동하는 갖가지 벨트의 상태도 장마철이 오기 전에 점검해두어야 한다. 뜨거운 열기로 살짝 늘어난 벨트가 갑작스런 집중호우에 수축되면서 ‘삐익’하는 쇳소리를 내며 미끄러지거나 흙탕물 위를 지날 때 튄 모래알이 벨트 사이에 끼어 소음을 내기 때문이다. 미리 벨트의 간격과 상태를 점검하고 엔진룸 아래에 달린 언더가드도 살펴 찢어졌다면 꼭 교환한다.

비가 내릴 때 반드시 필요한 와이퍼는 고무 블레이드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 블레이드가 유리를 닦아낸 뒤 가느다란 줄무늬가 남거나 물기가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면 교환해야 한다. 와이퍼 암을 세워 손으로 잡고 와이퍼 블레이드 고정장치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주면서 블레이드를 아래쪽으로 살짝 내리면 분리된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하면 된다. 단, 확실하게 위쪽으로 블레이드를 밀어 올려 ‘딱’ 하고 잠기는 소리가 나야 한다.

와이퍼 블레이드를 오래 쓰려면 평소에 앞유리를 기름걸레로 닦지 말아야 한다. 앞유리에 유막이 생기면 와이퍼를 켜도 ‘퍼드득’ 하는 마찰음만 날뿐 물기가 없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세제로 앞유리를 닦아 유막을 없애 와이퍼 성능을 회복시키도록 한다.

깨끗한 시야을 얻으려는 욕심에 블레이드가 여러 개 달린 제품을 쓰는 운전자도 있다. 이는 큰 효과를 볼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와이퍼를 움직이는 모터에 부하를 크게 해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퓨즈가 끊어지는 문제를 일으킨다. OEM 규격의 와이퍼 블레이드를 쓰는 대신, 앞유리에 발수코팅제를 발라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배수력이 떨어져 도로가 물에 젖으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생긴 수막을 없애지 못한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부족한 상태로 달리다가는 미끄러져 큰 사고를 낼 우려가 있다. 타이어의 트레드 홈 깊이가 1.6mm 이하면 장마철에 앞서 새 타이어로 교환하는 것이 안전하다.

침수된 차는 정비공장으로 옮겨야
무리해서 시동 걸면 엔진 깨지기도

이상기후로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면 차가 침수되기도 한다. 차가 물에 잠겼거나 침수도로를 지나다 엔진시동이 꺼지면 시동을 걸지 말고 가까운 정비공장으로 옮겨야 한다. 침수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배선쇼트로 주요 전기부품이 파손되는 것은 물론 에어클리너를 통해 엔진 안으로 물이 들어가기 쉽다. 엔진 실린더 안에 물이 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시동이 걸리면 압축압력으로 밸브 커넥팅 로드가 휘거나 심하면 엔진이 깨질 수도 있다.

따라서 차를 밀거나 견인, 침수지역을 벗어난 뒤 가까운 정비업소에 연락해 정비를 받아야 한다. 침수지역을 벗어나면 전기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배터리 케이블을 분리한 뒤 물기를 완전히 말린 다음 엔진 실린더에 물이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스파크 플러그를 뺀 채 시동키를 돌려 스파크플러그 구멍으로 물이 솟구치면 물이 들어간 것이다.

물이 실내까지 밀려 들어왔다면 엔진 전자제어시스템에 손상을 입었다고 보고 세심하게 정비해야 한다. 먼저 운전석 퓨즈박스 부근에 있는 ECU와 커넥터(connector)류, 배전기 등을 완전히 분리해 습기를 제거한다. ECU 기판에 흙탕물이 들어갔다면 부드러운 솔로 닦고 드라이어나 에어 컴프레서로 말려야 한다. 배전기는 캡을 열고 마른 헝겊으로 닦아주면 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정비업소에 맡기는 게 좋다.

침수차는 오일, 냉각수, 연료 등에 물이 섞였을 가능성이 높다. 엔진오일과 변속기오일은 2∼3회 연속해서 교환해 부품 안의 습기를 완전히 빼내야 한다. 그러나 냉각수와 브레이크, 클러치오일은 한 번만 갈아줘도 별 문제가 없다.

모든 전구류를 교환하고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해 고압공기나 세척제를 이용, 이물질과 습기를 제거한 뒤 반드시 윤활제를 뿌려준다. 각 릴레이는 부식될 우려가 있으므로 새것으로 바꾸는 게 좋다. 에어백 부품도 안전과 직결되므로 미련 없이 교환한다.

라디에이터나 에어컨 콘덴서, 브레이크 패드 등에 모래나 진흙이 밀려들어 깊숙이 끼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라디에이터와 에어컨 콘덴서에 이물질을 묻힌 채 장시간 운전하면 냉각효율이 떨어져 엔진과열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라디에이터와 에어컨 콘덴서를 부드러운 솔로 닦고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을 떼어내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침수차는 실내에서 썩는 듯한 악취가 나고 천장에 얼룩이 지기도 한다. 따라서 전문업소에 맡겨 실내도 청소한다. 법적으로 자동차의 침수로 인한 손해는 자차 보험을 들어놓은 오너라면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불법주차를 하는 등 자기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보험료가 10∼30% 할증되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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